같이 시간을 보내면 없던 애정도 생길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민호.
도하가 싫어하는 짓은 절대 하지 않으려고 애썼고,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 향수, 장소 모든 것을 알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도하가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모든 게 다 물거품이 될 뿐.
"결국 그 애한테서 주선우는 절대 못 지워..."
민호는 커다란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리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울분인지, 분노인지 모를 숨이 손바닥에 가려 밖으로 나오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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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숨을 가쁘게 쉬며 어깨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현 사장이 민호의 손목을 잡아챘다.
"현민호."
엄한 표정의 아버지를 마주하자 민호는 숨을 멈추고 그와 눈을 바라보았다.
"네가 차도하 남편이야. 그깟 놈 돌아왔다고 뭘 이렇게 떨어."
"하지만...."
"너는 지금 차 회장이 시킨 일만 똑바로 해내면 돼. 차도하가 다시 돌아올지 말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야."
선우가 돌아왔다고 해서 그 고집 센 차도하가 단번에 회사에 나올 리가 없었다. 
그 자존심에 절대로 그럴 리가 없었다.
그래야만 했고.
'죗값'
선우가 말한 차 회장의 죄, 그리고 그의 죗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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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값을 매기지 못할 일이었으니 차 회장이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것을 빼앗겠다는 선우의 선언.
그 말에 일순간 당황한 차 회장이었지만 금방 평정심을 되찾았다.
"나는 도하가 회사로 복귀하도록 만들라고 했는데 회사를 달라니...... 당황스러운 제안이구나."
"회장님이 원하시는 대로 차 전무님 복귀 시키도록 하겠씁니다. 대신 그 이후의 일은 별개이지 않습니까?"
"도하가 다시 일선ㄷ에 복귀한 다음의 일 말이냐."
차 회장은 더 이야기 해보라는 듯 턱짓을 하며 선우의 뒷말을 기다렸다.
선우는 전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회장님께서 저에게 차 전무님을 천해그룹의 회장으로 만들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로지 그 자리에 오르는 건 차 전무님 몫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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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가 그렇게 가르치긴 했다만 과연 도하가 일선에 복귀하는 시점에서 그 자리를 너에게 쉽게 내어줄까?"
"왜 내어주어야 한다고 하십니까? 그 방법이 아니면 제가 천해그룹을 가질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