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주변에서 그녀에게 맞추고, 도망치도록 도와줬으면 충분했다.
선우는 서랍 위에 수많은 약통이 담겨있는 쟁반부터 들었다.
아플 때면 약에 의존하던 도하는 선우가 그것을 치우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얼굴이 움찔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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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찰나의 표정을 놓치지 않은 발끈하는 그녀와 시선을 맞추었다.
"감히 어디다....."
"제가 보기엔 혼자서 움직일 의지조차 없는 걸로 보입니다만."
"..........."
마주한 선우의 시선 앞에 도하는 속절없이 눈동자가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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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한 모습을 모두 들켜서인지, 이렇게 가까이서 바라보는 것이 오랜만이라 그런 것인지는 몰랐다.
현실에서 도망치던 도하가 선우의 말 한마디에 족쇄가 채워졌다.
"양 박사님께서 약에 의존하는 것부터 고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내일 바로 진료부터 받으시죠."
"..."
"그리고 앞으로 식사는 다니닝룸에 준비해달라고 하겠습니다. 웬만하면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식사하십시오. 집에서부터 걷는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선우의 말에 자각하지 못했던 발목의 통증이 다시 시작됐다.
고통이라고 치부할 정도의 감각은 아니었지만 욱신거리며 발목에 힘이 들어갔다.
아무런 대답이 없는 도하에게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마지막까지 제 할 말을 모두 하는 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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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천천히 내려오십시오. 식사 준비 해 놓겠습니다."
그가 방을 나서고 조용히 문이 닫히자 도하는 바람 빠진 소리로 허탈하게 웃었다.
"네가 뭔데.......... 또 내 인생에 끼어들어........"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데.
간신히 쥐 죽은 듯이 살고 있는데 대체 왜.
화로 얼룩진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에 맺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