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을 흘린 몸을 개운하게 씻은 선우는 에반과 약속한 시간에 노트북의 화상 통화 페이지를 켰다.
다 말리지 못한 머리카락이 젖어있는 선우를 보자마자 에반이 눈을 끔뻑이더니 턱을 만지며 장난부터 건네 왔다.
"오, 우리 네이선 섹시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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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이 선우의 미국 이름을 느끼하게 부르며 장난을 치자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선우가 까칠한 얼굴로 눈썹을 꿈틀거렸다.
"전화 끊는다."
"아무튼 까칠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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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은 더욱 예민해 보이는 선우를 두고 두 손을 들며 항복을 했다.
선우는 회사 상황부터 차근히 에반을 통해 보고를 받았고, 앞으로 진행될 일들에 대해 의논하느라 두 시간을 훌쩍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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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이 급히 넘겨진 서류부터 체크하며 자세히 읽어가는 선우.
노트북으로 영상 통화 중이어서 에반은 파일에 집중하는 선우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봤다.
선우가 태블릿 pc 위에 서명을 하는 손짓이 어렴풋이 보이자 화면 너머의 에반이 사소한 이야기를 물었다.
"한국은 어때? 여전히 야경이 예쁜가?"
"똑같아. 차도 많고, 건물은 불이 꺼지질 않고."
"그런 발전된 도시에 우리 회사가 우뚝 선다고 생각해 봐. 거기닥 IT 강국이잖아."
"너도 참 유별나게 이 나라를 좋아하네."
"내 친구의 나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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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이 씨익 환하게 웃는 얼굴이 해맑았다.
그 웃음에 선우는 고개를 저으면서도 입가에 웃음이 살며시 떠올랐다.
에반은 한편으로 여전히 선우가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간 것이 궁금했지만 속을 완전히 터놓지 않는 선우에게 더 이상 대답을 바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