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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귀에 댄 채, 그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그녀의 뒤를 서서히 밟았다.
"그 여자, 찾은 것 같다."
"저, 이래 뵈도 꽤 괜찮은 남자예요. 전처가 워낙 유별나서 얼마 못 살고 헤어진 것뿐이죠."
눈앞의 남자가 거만하게 꺼낸 첫마디였다.
그는 호텔 라운지에 마주 앉은 후로부터 계속해서 음흉한 눈길로 수현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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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수현은 억지로 미소를 띤 입가에 힘을 주었다.
남자는 수현의 표정엔 관심이 없다는 듯, 여전히 거만한 얼굴로 자신의 이력을 대수롭지 않게 떠들어 댔다.
그러던 그는 갑자기 수현을 힐끗 보며 물었다.
"아, 잠깐 화장실 좀 다녀와도 되죠?"
"그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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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를 기다리며, 수현은 창밖의 도시 야경을 바라보았다.
아마도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란 이런 거겠지.
난생 처음으로 30층 높이의 스카이라운지에서, 그것도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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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이 좀 많긴 하지만, 애 딸린 이혼남이야. 나이는 너보다 9살 많대. 정말 괜찮겠어...?
친구 혜정이 걱정을 가득 담은 채 남편을 통해 소개시켜 준 남자였다.
일전에 했던 부탁 때문이었다.
수현은 작게 떨리는 손으로 물을 한 모금 넘겼다.
이 결혼을 통해 지긋지긋한 사채 빛더미 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애 딸린 이혼남이면 어때. 지금의 상황에서, 사람을 봐가며 결혼상대를 따질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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