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달 이자, 언제까지 안 주고 버틸 생각일까?"
수현의 앞에 선 남자는 목에 걸린 금목걸이를 반짝이며 앞머리를 한 번 쓸어 넘겼다.
"돈을 제 때 제 때 안 갚으니까 내가 친히 여기까지 온 거 아니야. 그깟 몇 푼 받아내려고 내가 이 그지 같은 언덕길을 올라와야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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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꾸준히 집으로 빚 독촉을 하러오는 사채업자였다.
수현은 경멸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어떻게든 줄 테니까 기다려요."
"오~ 무슨 수로 없던 돈이 떡하니 생길지 궁금한데?"
남자는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실실 웃었다.
"내가 무슨 수로 돈을 갖다 바치든, 당신은 받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
수현은 그를 무시한 채, 다시 발길을 뗐다.
그러나 남자는 그녀를 곱게 보내 줄 생각이 없다는 듯,
"어허ㅡ 어딜 가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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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손으로 수현을 붙잡았다.
"이거 놔!"
당황한 수현이 그를 홱 돌아보며 손을 확 빼냈다.
"윽!"
불현듯 남자에게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남자의 뺨에는 수현의 손톱에 긁혀, 생채기가 나있었다.
"피? 이년이 진짜!"
한쪽 뺨에서 쓰라림을 느낀 남자가 눈을 부릅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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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현을 향해 거칠게 팔을 들어 올린 순간.
탁ㅡ
둔탁한 소리와 함께, 팔의 움직임이 멈췄다.
이윽고 여유로움 뒤에 감춰진 위협적인 목소리가 시간을 정지시켰다.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 이 팔, 영영 못쓰고 싶지 않으면."
그의 얼굴을 알아본 수현의 눈동자가 거세게 요동쳤다.
"뭐야 넌? 이거 안 놔!?"
남자가 팔에 힘을 주며 하균을 노려보았다.
"어라. 곱게 생기신 분이 갑자기 남에 일에 왜 끼어들지? 뭐, 갑자기 흑기사라도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기셨나? 그럼 이왕 흑기사 되는 거, 그쪽이 저 여자 대신 빚이라도 갚아 줄래? 이건 좀 놓고!"
그러나 아무리 힘을 줘도 하균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이거 놓으라고 이 새끼야. 내가 이 여잘 때리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경고, 못 들었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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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팔을 붙잡은 하균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